최근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가 젊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3040 세대까지 사로잡으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00년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당시의 문화 코드를 적극 활용해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하고 있죠.
'선재 업고 튀어'는 좋아하던 가수 선재가 세상을 떠나자 그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솔의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들은 싸이월드, 캔모아 등 2000년대를 상징하는 장소와 아이템들을 활용하며 당시의 감성을 그려내고 있어요. 또한 영화 '늑대의 유혹'을 연상케 하는 장면과 귀여니 소설의 대사를 차용하는 등 세대를 아우르는 복고 감성으로 무장했습니다.
이런 감성에 젊은 층뿐 아니라 3040 시청자까지 끌어들이며 드라마는 '선친자'(선재에 미친 자)라는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죠. 시청률은 4%대로 높진 않지만,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언급량은 타 드라마 평균의 7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드라마가 애초에 기대작은 아니었다는 거예요. 남자 주인공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다가 배우 변우석이 합류하면서 드라마 제작에 탄력을 받았죠. 변우석은 드라마에서 직접 노래까지 불렀는데, 그가 부른 '소나기'는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선재 업고 튀어'는 K팝 팬의 짝사랑 얘기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로 각색됐어요.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가 남녀 주인공의 상호 구원 서사를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폭넓게 이끌어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물론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드라마가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그렸다는 지적과 함께 아이돌의 자살 등 K팝 산업의 어두운 면을 드러냈다는 의견도 있죠. 하지만 이는 오히려 드라마가 우리 시대의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겠네요.
'선재 업고 튀어'가 보여주는 건 단순한 복고 감성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흔적입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우리 시대를 비추는 거울로서 드라마가 가진 힘, 앞으로도 기대해 볼만한 포인트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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